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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하완 : Cross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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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존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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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의 순정한 아름다움 구현한 류하완 작가
사각의 경계 안과 밖 하나로 꽃피운 ‘달항아리 미학’
25일까지 갤러리마리 초대전...행복 선사하는 그림
인간은 경계를 만들면서도 끊임없이 경계를 넘어서려 한다. 인간의 그런 존재 속성이 ‘실존(existence)’이다. ‘밖에 서 있다’는 뜻이다. 그러기에 안과 밖을 가른다. 인간중심의 배타적 경계는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 이젠 공생의 경계로 바뀌어야 한다. 그것이 나와 모두가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공생을 위해 밖에 서 있는 실존의 시대가 요구되고 있다.
류하완 작가는 이런 생각 속에 캔버스 위에 경계의 집약체인 사각 마스킹테이프를 붙이고 칠하고 떼어내는 과정 속에서 공생의 경계 넓히기를 한다. 공생의 실존을 이미지화 하는 것이다. 작업은 마스킹테이프를 정사각형 모양으로 잘라내 캔버스에 붙이고 채색을 하면서 시작된다. 이때 붓이 지나가며 물감이 스며들기도 하고 밀려나기도 한다. 건조 후 다시 테이프를 붙이고 잘라내고 물감을 끼얹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함으로써 일반적인 채색 방식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특이한 색층을 만들어 낸다. 경계를 만들고 또 부수는 반복된 행위라 하겠다. 그의 그림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이유다.
”캔버스 위를 가로지르는 테이프가 만드는 큐브 위에서 칼날이 그림을 그린다. 그 위에 얹은 물감이 스며들면 다시 테이프를 붙이고 자른다. 이 과정을 7~10회 반복한 끝에 테이프를 모두 떼어내면, 그 아래 의도와 우연이 빚어내는 우리네 삶의 모습이 드러난다. 누군가는 여기서 자연을 보고, 또 누군가는 여기서 도시를 본다.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것을 꿈꾸는 우리는 이미 우리를 서로에게서 단절하고 스스로 고립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그는 그런 의문에 사로잡힌 채 캔버스 위에 바람에 일렁이는 천을 그려나간다. 흘러가는 인생인지 피어나는 희망인지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나는 캔버스 위 점과 선을 통해 그런 세계를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현대인의 일상 문구용품인 마스킹테이프를 선택하였다. 긴 테이프를 끊어내 만든 수많은 점의 집합은 대중으로 치환할 수 있다. 한데 뭉치면 화려한 빛무리로 보이지만 거기서 눈을 돌려 개인을 들여다보면 결국 화면에 같은 빛 하나 없이 외롭고 피폐한 일상이다. 게다가 마스킹 테이프는 종이 재질이라 물에 약하기 때문에 물감이라는 외력에 약하다. 그 때문에 수차례의 채색을 반복하는 동안 물감이 스며들고, 테이프를 벗기면 그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세상사가 할퀴고 간 자리가 남은 우리네 속사정과 같아진다. 이때 같은 과정을 겪은 사람이라 해도 마지막에 남는 모습이 다르듯, 테이프를 똑같이 붙여도 벗겨내기 전까지는 화면의 모습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므로 더더욱 우리네 사는 모습을 담아낸 것이 아닐까.“
그는 질문을 이어간다. "보헤미안은 진정 자유로울까? 인생에 있어 순조로운 항해는 있을까? 화면에 테이프를 겹겹이 붙인다. 있는 그대로 가만두지 못하고 거듭 무언가를 더해 본연의 모습을 가리면 가릴수록 순수한 모습을 잃고 점점 퇴색해 간다. 욕망이 쌓이고 순수한 모습이 흐려질 때 시련이 마음을 난도질하고 흠집이라는 훈장을 단다. 누구나 삶에서 겪는 시험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때 오뚝이처럼 일어설 수 있어야 흉 사이로 새살이 돋는다. 그러나 상처에 앉은 딱지도 떨어져 갈 때쯤 또 다른 시련이 어김없이 오고, 이렇게 반복되는 삶 속에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모두가 시한부의 삶을 사는 이상 이해하지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을. 그러다 보면 세상에 아쉬울 것이 없다."
그는 다시 질문을 던진다. 이것이 체념일까 관대일까. “모든 껍데기를 깨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죽음 앞에서 나를 돌아보면 그 상처 많고 흠집 많은 삶 속 어딘가에 내 인생의 찬란한 꽃이 피어 있을 것이라 믿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시행착오 끝에 누리게 될 절정의 순간을 위해 열정을 불태운다.”
그의 그림 속에서 안과 밖의 경계마저 사라지고 있다. 두 개의 사발이 붙여져 순정한 아름다움을 구현하고 있는 달항아리의 미학이라 하겠다. 안과 밖이 어우러져 찬란한 꽃으로 피어나고 있다. 사각의 경계가 크러스오버로 공생의 실존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위안과 행복감이 밀려온다. 25일까지 갤러리마리 초대전.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기사출처 뉴스프리존 2023.08.15 →
관련전시 류하완 《Crosso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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